이데일리|김보리|입력2012.03.06 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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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기사는 이데일리신문 2012년 03월 06일자 20면에 게재됐습니다.

[이데일리 김보리 기자] "미혼모를 지원하는 '맘 편한 카드'가 있다고 해서 임신확인서와 등본을 떼서 우리은행 사이트에서 신청하려고 했는데 제가 월 소득이 122만원이 넘어서 이것도 안 된다고 하더라고요."

A씨는 싱글맘이다. 가족들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딸과 당당히 살아보겠다며 싱글맘을 선택했다. 마트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지만 월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30%가 넘으니 받을 수 있는 정부 지원도 없었다. 결국 그와 아이만 덩그러니 남겨진 기분이었다고 한다.

싱글맘(남편 없이 홀로 아이를 키우는 여성), 미스맘(결혼은 하지 않고 남성의 정자를 기증받거나 입양해 혼자 아이를 낳고 기르는 여성)은 이제 낯선 단어가 아니다. 홀로 아이를 키우는 싱글대디도 늘고 있다.




통계청이 실시한 2010년 인구 총조사에 따르면 아빠나 엄마 중 한명과 미혼 자녀로 구성된 가구는 159만 가구로 10년 전에 비해 47만 가구 늘었다. 싱글맘 비중이 78%로 싱글대디에 비해 절대적으로 많다.

이처럼 한 부모 가족은 새로운 가족의 한 형태로 자리 잡아 가고 있지만 우리 사회의 인식과 지원은 여전히 달라지는 가족상을 반영하기에 역부족이다.

싱글맘이나 싱글대디에게 색안경을 끼고 보는 사회의 시선도 불편하지만, 더 시급한 문제는 경제적 부담이다. 아이 양육비도 상당한데 혼자 키우려다 보니 제대로 된 직장생활을 하기도 힘들기 때문이다.

2009년 보건복지가족부 정책보고서에 따르면 싱글맘의 62.8%가 가장 큰 어려움으로 경제적 문제를 들었다. 주거문제(15.9%), 자녀양육에 대한 부담감(6.2%) 역시 크게 보면 경제적 범주에 해당한다.

현재 싱글맘이 포함된 한 부모 가족이" 받을 수 있는 지원은 저소득 한 부모 가족지원과 청소년 한 부모 자립 지원 사업이 전부다. 청소년 한 부모 자립 지원은 조금은 더 다양한 지원이 있지만 18세부터 24세가 될 때까지 받을 수 있기 때문에 성인이 돼서 싱글맘이 된 경우는 제외된다.

저소득 한 부모 가족지원을 받을 수 있는 한부모 가족 역시 소득이 최저생계비의 130% 이하로 대략 122만원 이하의 수입을 받는 경우에만 가능하다. 만약 이 경우에 해당하면 자녀가 만 12세가 될 때 까지 아동양육비 월 5만원, 자녀가 중고등학생이 되면 교통비와 학용품비 면목으로 연간 5만원, 조손 가족이거나 미혼모일 경우 월 5만원 정도가 지원된다.

이외에 미혼모 지원 기관인 위기지원시설 등에서 경제적 자립이 어려운 미혼모에게 병원비 출산비 생필품 명목으로 연 70만원을 지원한다.

서울시 한 부모가족센터 관계자는 "지원을 받는 미혼모들의 대부분이 생활고에 시달리기 때문에 병원비와 출산비 등을 합쳐 지원되는 70만원을 모두 기저귀와 분유 등 생필품 지원으로 돌려서 신청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나마 이 정도의 지원도 받고자 하는 신청자는 넘쳐나지만 모두가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한 부모 가족센터는 "한 명에게 최대 2년까지 받고 싶어하지만 정부 지침 상 신규 미혼모에게 지원을 늘리라고 하기 때문에 그나마 이 지원도 1년 밖에 받지 못한다"고 설명했다.

아직 미혼모 등 한 부모 가족에 대한 지원책을 공론화할 만큼 우리 사회는 개방적이지 않다. 지난해 11월 한국개발연구원(KDI)이 저출산 문제를 극복하기 위해 동거와 혼외출산에 대한 인식을 바꿔야 한다는 보고서를 내놓았을 때에도 상당한 논란이 일었다.

하지만 점차 싱글맘과 싱글대디가 늘고 있는 만큼 이들에 대한 인식 개선과 함께 적극적인 지원책도 마련해야 한다는 지적이 높다.

김보리 (boris@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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